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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결속 만들기

영혼의 꽃 설화가 어떻게 챔피언을 통해 표현되었는지 설명해드립니다.

개발자 블로그글쓴이RIOT CASHMI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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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한 마디 - 4편에 걸쳐 영혼의 꽃을 다루는 시리즈의 두 번째 글로 인사드립니다. 테마 개발 팀이 세계관을 구축한 과정을 다루는 1편 ‘영혼의 꽃 만들기’도 확인해주세요.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는 ‘아이오니아 신화, 여정’과 ‘형제의 피로 얼룩진 검’의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영혼의 꽃 음향 디자인 등을 다룰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해냈습니다. 완전히 애니메이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이제 내가 좋아하는 챔피언과 연애할 수 있게 정서적으로 깊은 결속을 다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이엇,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어쩌자는 거죠? 도대체 왜? 멈춰주세요. 제발 멈추세요.”

멈출 수 없습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이유는 이러합니다. 영혼의 꽃 작업을 시작했을 때 테마 개발 팀은 특별한 소재를 찾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애니메이션의 독특하고 감칠맛 나는 만남이라는 소재였죠. 그리고 팀은 소재를 제대로 살리고 싶었습니다.

팀에서 구축하고 있던 세계관을 본 영혼의 꽃 리드 프로듀서 라이언 “Reav3” 미렐리스는 바로 세계관을 완성시켜줄 완벽한 아이디어, 비주얼 노벨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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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회사로 탈바꿈한 라이엇

Reav3는 “영혼의 꽃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대결 구도가 있는 이벤트로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칸메이와 아카나가 있으니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서사 팀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게 명확해졌습니다. 칸메이와 아카나는 선악으로 구분된다기보다 모호한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죠. 그때 누군가 테마의 애니메이션 요소를 살리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팀에 애니메이션 광팬이 많으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라이엇 직원 중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습니다. 애니메이션에 완전히 심취한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세트에게 노골적인 눈길을 보내봅니다.) 영혼의 꽃은 애니메이션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맥락에서 애니메이션을 활용한다는 것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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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v3는 그날 밤 집에 가서 똑같이 자문해봤습니다. 아예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방향도 있지만, 비주얼 노벨이라는 선택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본질에서 멀어지거나 플레이어 여러분에게 사랑받는 챔피언을 변색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Reav3는 수천 시간의 플레이 경력에 빛나는 비주얼 노벨 애호가였지만, 비주얼 노벨을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은 없었습니다. 경험이 있었다 해도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한 사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팀이 필요하죠. 애니메이션 광팬으로 이루어진 드림 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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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느낌을 최대한 담으려면?

재러드 “Carnival Knights” 로즌은 “독감에 걸려서 2주 만에 처음 출근했는데 Reav3 님이 와서 ‘아이디어가 있는데 좀 그런 아이디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서는 비주얼 노벨을 만들고 싶다고 하길래 좋다고 했죠. 저는 의욕이 넘쳤습니다!”라고 말합니다.

Reav3와 다르게 Carnival Knights 님은 비주얼 노벨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2편의 작품을 만든 경력자였죠. 그래서 영혼의 꽃 챔피언을 살펴보고 영혼의 결속에 어떤 식으로 끼워 맞출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Reav3의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영혼의 꽃 챔피언은 각각 아이오니아 문화 속 다른 신화를 상징합니다. 요네와 야스오는 갈라섰지만 화해를 추구하는 형제입니다. 카시오페아는 유혹의 화신입니다. 티모는 속임수를 좋아하는 영혼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절대 남을 골탕 먹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아리는 영혼의 길잡이입니다. 베인은 내면의 악마를 극복해야만 합니다. 킨드레드는 죽음의 화신입니다. 릴리아는 자신의 숲속에 있는 영혼들을 보호합니다. 리븐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줄거리를 잡은 후 Carnival Knights는 8명의 작가로 이루어진 팀에게 작업을 분배했습니다. 팀에는 해당 챔피언의 기획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맡은 챔피언을 훤히 꿰고 있는 작가뿐만 아니라 조예가 그만큼 깊지 않을지언정 아이디어로 가득 찬 작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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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nival Knights는 “작가들이 영혼의 결속 작업을 최대한 즐기면서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글에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으면서...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봤으면 좋겠다고 했죠. 그다음 총괄 서사 편집자 토마스 “Riot Wilkingham” 커닝엄 님과 함께 모든 이야기의 어투가 일관되도록 하는 편집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정말 보람찬 경험이었어요. 모두 필력이 대단하니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 살펴보는 일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각각의 챔피언은 영혼의 꽃 세계에 잘 어울려야 했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느낌이 충만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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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아트 리드 젬 “Lonewingy” 림은 “저는... 팀의 애니메이션 광팬 중 광팬입니다. 그래서 ‘전문 지식’ 자문의 역할을 하게 되었죠. 구체적으로는 조용한 캐릭터, 겉으로는 쌀쌀맞지만 속마음은 반대인 캐릭터, 사랑에 눈이 멀어 병적으로 집착하는 캐릭터, 멋있는 캐릭터, 귀여운 캐릭터 등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전형에 대한 팀원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느낌을 정확하게 담아내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같기만 한 결과물은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고품질 애니메이션 같아야 했죠!”라고 말합니다.

고품질 애니메이션 하면 전신 일러스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챔피언마다 일러스트를 그려야 했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은 이야기가 완성되기도 전에 작업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티스트들은 음식 주문을 받듯이 감정표현 주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베인은 몇 개 필요하세요? 아, 얼굴이 빨개진 티모는 이제 필요 없다고요? 그러면 그 대신 기뻐하는 티모를 드리면 어떨까요?”

선임 컨셉 아티스트 폴 “Riot Zeronis” 권은 “아티스트 사이에는 ‘투과해 그리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설명해드리자면 그림에서 대상이 무언가에 가려져 있더라도 그 뒤에 있는 부분까지 마저 그려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면 나중에 그림의 일부를 잘라내더라도 대상의 비율과 각도가 올바르게 유지됩니다. 예를 들어 쓰레쉬의 크기 때문에 몇몇 장면에서는 어떻게 그려 넣을지가 큰 문제였습니다. 상반신만 그려놓은 상태였다면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었겠죠. 전신 일러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고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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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와 고품질 일러스트만으로는 좋은 비주얼 노벨은커녕 비주얼 노벨 자체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리그 오브 레전드에 걸맞은 비주얼 노벨을 완성하기에도 역부족입니다.

애니메이션 같으면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에 충실하기

Reav3는 “영혼의 결속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영혼의 꽃 이벤트의 방향을 라이엇이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결정했을 때 진부한 무언가를 만들고 안주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애니메이션에 보내는 연애편지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죠. 애니메이션 느낌을 물씬 풍기더라도 여전히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느껴져야 했습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잘 들어맞아야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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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영혼의 결속이 리그 오브 레전드와 완벽하게 융합되기를 바랐습니다. 처음에는 챔피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임무를 만들었습니다. 그다음 게임을 시작해 몇 킬 달성, 영혼의 꽃 챔피언으로 게임 플레이 등의 임무를 완수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특색이 하나도 없었죠. 일반적인 임무는 저희가 선사하고자 하는 완전히 독특한 경험뿐만 아니라 비주얼 노벨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때 자라 “Riot Gearhook” 베리가 다른 접근법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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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t Gearhook은 “팀 전원이 아름다운 비주얼 노벨을 만들고 있던 만큼 저는 실제 게임플레이 체계도 비주얼 노벨 같기를 바랐습니다. 원래는 자신이 좋아하는 챔피언을 선택한 뒤 해당 챔피언의 이야기만 진행하는 방법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Carnival Knights 님과 작가들이 만든 수준 높은 결과물을 아깝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가 완성되어 있으니 모든 걸 시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Riot Gearhook은 결국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하기만 해도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호감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챔피언의 호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쓰레쉬는 높은 군중 제어 점수, 베인은 높은 킬 수, 야스오는 연속 킬을 좋아합니다. (아쉽지만 위력이 급상승하는 시점인 0킬 10데스를 달성하는 것에 대한 보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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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v3는 “결과물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저희만 만족하면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저희를 위해 만든 게 아니니까요. 영혼의 결속은 플레이어가 챔피언과 이야기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입니다. 반응이 뜨겁고 많이 플레이하시면 앞으로 매우 많은 가능성이 열리게 되겠죠”라고 말합니다.

Carnival Knights는 “게임플레이를 통해 이야기를 조금씩 전개하는 방식은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해봤습니다. 나중에 이러한 작업이 더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분들께서 이러한 콘텐츠를 좋아하시는지가 관건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럼 이제 모든 챔피언과 연인 절친이 되러 가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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