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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기획 해설: 비에고

... 그럼 이제 비에고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개발자 블로그글쓴이RIOT CASHMI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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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왕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역사에서만 존재했죠. 비에고의 인생과 대몰락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은 천 년 전의 일이며 그 여파가 여전히 룬테라 전역에서 느껴지고 있지만, 룬테라 세계사에 있어 이는 지나간 불행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몰락 전의 시대

챔피언 기획자 어거스트 “August” 브라우닝 님은 “세나 작업을 끝냈을 때 리드 프로듀서 라이언 ‘Reav3’ 미렐리스 님이 별생각 없이 여러 챔피언의 배경 이야기 사이에 형성되는 연결점을 흥미로워하는 플레이어가 많고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챔피언일 경우 특히 더 그렇다고 말했어요. 세나와 루시안, 쓰레쉬의 이야기에 진전이 있었을 때 플레이어 반응이 열렬했다는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몰락한 왕을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농담을 했는데, 라이언 님이 저를 쳐다보면서 엄청난 아이디어라며 다음 챔피언으로 몰락한 왕을 만들면 되겠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서사 리드 재러드 “Carnival Knights” 로즌 님은 “비에고 작업이 특히 흥미로웠던 이유는 비에고가 천 년 전, 현재의 룬테라에 존재하지 않는 왕국에 살았던 과거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에고와 더불어 문명 하나를 아예 통째로 만들어야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선 연인을 구할 수만 있다면 모든 걸 잃어도 개의치 않을 사람은 어떤 성격일지 생각해봤습니다. 당시 비에고에 대해 정해진 설정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비에고는 어떤 사람일까?’, ‘비에고의 내면세계는 어떨까?’,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죠”라고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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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왕: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를 위해 아트 디렉터 타이슨 머피 님이 그린 대몰락 전의 비에고 컨셉 아트

카마보르 왕의 둘째 아들인 비에고는 정복과 지배밖에 몰랐습니다. 카마보르는 오래전 룬테라 극동 지역의 대륙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멸망한 팽창주의적 제국입니다. 호전적인 정복자로 이루어진 제국인 카마보르에 대한 영감은 정복 시대의 스페인과 아서 왕 전설의 카멜롯에서 받았습니다. 하지만 녹서스와 다르게 카마보르는 통치 아래 집단과의 동화에 관심이 없습니다. 유일한 관심사는 점령입니다.

Carnival Knights 님은 “어리고 미숙한 비에고는 카마보르의 왕이 되었지만 왕국을 다스릴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습니다. 칼리스타의 아버지인 자신의 형이 전투 중 사망해 얼떨결에 왕위를 계승했습니다. 비에고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데다가 어리고 철도 없었지만,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되었죠. 그래서 아름다운 이졸데를 보고 그녀에게 눈독을 들입니다. 평민이었던 이졸데는 비에고의 구애를 받아들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비에고는 원한다면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던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졸데를 실제로 사랑했는지 혹은 단지 소유물로 사랑했는지는 불명확합니다. 여하튼 비에고는 이졸데를 애지중지하며 왕의 본분은 뒷전으로 미룬 채 일생의 사랑에 전념합니다.

하지만 비에고는 마구잡이로 팽창하기만 하는 제국의 그저 그런 왕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적을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독 묻은 단검을 지닌 자객이 왕위를 찬탈하려는 시도로 비에고를 공격합니다. 하지만 허울뿐인 왕으로부터 카마보르를 해방해야 했을 단검은 이졸데를 스치고 맙니다. 그리하여 세계는 파멸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비에고는 어떻게 해서라도 무엇보다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고자 이졸데를 축복의 빛 군도에 있는 생명의 정수로 데려갑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에 겨워 되살아나기는커녕 고통, 공포, 분노에 비에고를 공격합니다. 이졸데는 비에고의 검으로 그의 가슴을 찌르고 이는 대몰락을 촉발합니다. 대몰락의 폭발은 축복의 빛 군도를 초토화하고 모든 생명체뿐만 아니라 땅 자체를 흉측하게 바꿔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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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아트 리드 젬 “Lonewingy” 림 님은 “비에고 작업 과정에서 제가 맡은 부분은 평소와 약간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Reav3 님이 저에게 몰락한 왕은 어떻게 생겼을 거 같냐고 물어봤는데 곧바로 대략 모데카이저의 사촌처럼 생겼지 않겠냐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고민해보니 그러면 부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에고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제일가는 악당이잖아요! 그 위상에 어울리도록 또 하나의 ‘갑옷을 입은 챔피언’을 만들기보다는 더 참신한 챔피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Lonewingy 님은 카마보르에 반영된 카멜롯과 스페인 정복 시대의 영향, 이졸데를 향한 비에고의 죽을 줄 모르는 ‘사랑’, 자신의 것을 되찾겠다는 완전한 집착 등을 결합해 현재의 비에고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젊고 분노하는, 몰락한 비에고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Lonewingy 님은 화룡점정으로 무언가를 추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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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wingy 님은 “원래의 비에고 컨셉 아트를 그릴 때 이졸데에게 검으로 찔린 곳을 묘사하려고 가슴에 구멍을 그려 넣었습니다. 심장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비통하게 우는 듯한 커다란 구멍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은 낭만주의의 극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슴의 구멍에서는 이졸데를 찾으려는 검은 안개가 쏟아져나옵니다. 마치 비에고의 심장이 울부짖으며 이졸데를 찾는 듯하죠! 이졸데를 잃은 데서 오는 고통을 아름답게 드러내는 요소라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엄청 강렬해 보이기까지 하죠”라고 말합니다.

협곡에 드리운 해로윙

하지만 죽은 지 오래된 왕, 고대의 팽창주의적 제국, 흐느끼는 심장을 지닌 망령이라는 소재만으로 챔피언을 만들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제 챔피언 기획자 어거스트 “August” 브라우닝 님이 나서서 다른 팀원이 구상한 내용을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는 챔피언으로 빚어낼 차례였습니다.

August 님은 “비에고나 세나, 징크스, 바이와 같은 챔피언을 만들 때는 이미 뚜렷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를 만든다는 점에서 큰 즐거움을 얻습니다. 챔피언의 정체성을 게임플레이 요소로 풀어낼 방법을 찾아야 하는 부류의 챔피언을 기획하는 작업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비에고는 아내에 집착하지만, 이는 힘의 원천이 아니라 비에고의 동기입니다. 비에고의 힘은 그림자 군도와 검은 안개를 지배하는 젊고 성마른 왕이자 군주라는 점에서 나옵니다”라고 말합니다.

가마를 타고 다니면 누가 봐도 왕 같으니 August 님은 유미와 비슷한 스킬 구성을 시도해봤습니다.

비에고가 아군에게 밀착한 상태로 여기저기 따라다니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뛰어나와 적을 공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게임플레이 면에서는 재미있었지만, 비에고가 왕이라는 느낌이 부족했습니다. 비에고는 밀착한 아군의 뜻을 그대로 따라야 했고 이래라저래라 명령을 내릴 수도 없었습니다.

왕은 백성의 통치자입니다. 통치는 타고난 권리이며 천성이 지휘관입니다. 그러면 생전에 지녔던 왕의 통치 능력 중 사후 망령이 되었을 때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당연히 망자의 몸을 지배하는 능력입니다.

August 님은 “초기에 비에고가 적을 지배하는 게임플레이를 구상했지만, 지배한 적으로 기본 공격만 할 수 있다면 시시하겠죠. 재미있으려면 더 많은 게 가능해야 합니다. 적의 스킬을 훔치는 능력은 비에고와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강박적인 망령인데 왕이기까지 하니까요. 그래서 비에고는 죽은 자들을 조종합니다. 이를 발전시켜 결국 비에고는 적을 처치하면 해당 적으로 변할 수 있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적을 굴복시킨 비에고에게 주어지는 보상이죠. 비에고 플레이 시 가장 신나는 게임플레이 순간은 이러한 기본 지속 효과를 연속으로 사용했을 때 펼쳐집니다”라고 말합니다.

아예 다른 챔피언으로 변하는 능력이 기본 지속 효과인 챔피언을 상대하게 되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사일러스와 다르게 비에고는 적의 몸을 지배합니다. ‘애니’가 애니처럼 행동하면 이상하지 않습니다. 팀의 핵심 과제는 그 ‘애니’가 비에고라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비에고의 기본 지속 효과를 위해 Riot Temcampy 님이 초기에 만든 시각 효과

시각 효과 아티스트 트레버 “Riot Temcampy” 맥태비쉬 님은 “비에고를 상대할 때 아군 중단 공격로 챔피언에게 공격당하더라도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지배당한 챔피언이 해당 챔피언처럼 보이는 동시에 ‘나는 비에고다’라고 말하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또한 모든 챔피언과 기존 스킨뿐만 아니라 미래 스킨까지 모든 스킨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해야 했습니다. 초기에는 셰이더를 사용해서 지배당한 챔피언이 전체적으로 유령처럼 보이는 시각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격렬한 전투 중에는 알아보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배당한 챔피언에게 비에고의 왕관을 씌워주고 이와 어울리게 모델의 색조를 살짝 바꾸는 해결책을 적용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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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고가 자유자재로 다루는 검은 안개 또한 비에고에게 힘의 원천입니다. 검은 안개는 땅을 황폐화하며 안개에 닿는 모든 생명체를 변이시키고 모든 것을 주인에게 전달합니다. 검은 안개는 평상시 그림자 군도에만 드리워져 있지만, 때때로 해로윙(검은 안개가 고농도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이 일어나면 검은 안개가 룬테라 안쪽으로 서서히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팀은 ‘룬테라 전역에서 해로윙이 일어날 수 있다면 협곡에도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August 님은 “원래는 비에고가 협곡에서 해로윙을 일으켜 맵 전체를 검은 안개에 뒤덮이게 하거나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서서히 뒤덮이게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비에고가 검은 안개 속에 있으면 위장 상태가 된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다른 시도로는 검은 안개에는 망령과 요괴가 득실거리도록 하고 비에고가 망령 무리를 소환해 적을 공격하게 하는 궁극기를 고려해봤습니다. 하지만 맵 전체가 검은 안개로 뒤덮이면 항상 위장 상태인 비에고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이블린과 너무 비슷하고 대처하기가 곤란해져서 비에고를 상대할 때 불만족스러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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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님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방안은 국지적으로 일어나는 해로윙입니다. 스킬을 사용하면 비에고가 검은 안개를 소환해 지형 일부분을 맴돌도록 합니다. 비에고가 안개 속에 있으면 위장 상태가 되며 갑옷을 입고 희생자를 사냥하기 위해 나섭니다.

August 님은 “비에고의 게임플레이 정점은 적을 처치한 뒤 적의 몸을 이용해 연속으로 시체를 4구 더 만들어 결국 적팀을 전멸시키고 펜타킬을 올릴 때입니다. 순식간에 다중 킬을 내는 데 특화된 챔피언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지배 능력과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스킬 구성이 확정된 후에는 비에고가 어떤 무기를 사용할지 결정하는 일이 남아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존재한 어떤 검 하나가 후보로 거론되었죠...

주인을 되찾은 검

몰락한 왕의 검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대표 아이템입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이라면 아군 원거리 딜러의 빌드에서 보신 적이 있거나 직접 사용해보셨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런’ 세트 플레이어 중 한 분이셨을 수도 있겠죠. 아무튼 몰락한 왕을 만드는데 어떻게 몰락한 왕의 ‘아이콘’인 무기를 빼놓을 수 있을까요?

Lonewingy 님은 “비에고를 보게 되면 몰락한 왕의 검을 기대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아이템 아이콘의 크기는 제한적인데 저는 비에고의 무기가 더 크기를 바랐습니다. 비에고의 무기를 만들 때 독일의 양손검인 츠바이헨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아이콘에 묘사된 몰락한 왕의 검은 전체 모습의 일부에 불과하며 비에고로 플레이하면 완전체 모습의 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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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님은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몰락한 왕의 검이 비에고에게 필수 아이템이 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몰락한 왕의 검이 비에고에게 좋은 아이템이 아니라면 어이없겠죠. 원래는 비에고가 가방에 몰락한 왕의 검이 든 상태로 게임을 시작하는 방식을 생각했습니다. 약한 상태로 시작하지만 게임 동안 영혼을 통해 더 강해지는 아이템이었죠. 비에고는 적에게 둔화 효과를 적용하는, 업데이트 전의 아이템 사용 효과를 지닌 작은 크기의 부러진 검을 든 채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검에 영혼을 먹여 일반적인 몰락한 왕의 검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었고 거기서 추가로 강화해 검의 힘을 해방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팀은 게임 내 모델로 이러한 요소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비에고가 조그마한 단검을 휘두르고 다니지만 후반에 가서는 Lonewingy 님이 그린 거대한 양손검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플레이 요소는 폐기하게 되었습니다. August 님이 진화하는 몰락한 왕의 검을 생각해낸 시점은 이미 비에고의 다른 스킬을 구체화한 후였습니다. 그래서 영혼을 모으는 검은 다른 스킬과 약간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결책은 August 님 특유의 조치로 비에고에게 두 번째 기본 지속 효과를 주는 방안이었습니다. 비에고의 Q 스킬인 ‘몰락한 왕의 검’은 적중 시 효과를 두 번씩 적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아이템과 함께 사용할 때 스킬 사이에 기본 공격을 섞어주기만 하면 각 대상에게 적중 시 효과가 두 번씩 적용될 수 있습니다.

주인의 손으로 돌아온 몰락한 왕의 검은 기뻐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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